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경제불황과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FIRE족(파이어)과 DIRE족(다이어)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두 가지 다른 형태의 은퇴 계획이라고 보면 되는데...


각각 영어의 약자로 이루어진 두 용어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으며, FIRE가 가고 그 자리에 DIRE가 온다는 것은 어떤 점을 시사하는 것일까요?


차곡차곡 내 은퇴자금



1. 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알뜰하게 모으고 투자해서 일찍 은퇴하자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 주식 시장을 보겠습니다.

다들 아시는 아마존의 공모가는 2008년 주당 18달러에 불과했지만, 2014년 주당 300달러, 2017년에는 1000달러, 2018년 9월에는 2000달러를 넘기도 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주가 오르는 것 좀 봐!! 투자만 잘하면 은퇴에 필요한 돈은 금방 모을 수 있겠는데?"


워낙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으니, 열심히 모아서 스마트하게 투자해서 10년 이내에 100만달러를 만들어서 30대나 40대 초반에 은퇴를 하자는 것이 대세론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FIRE 운동입니다. 


FIRE이라는 개념은 원래 1992년 "Your Money or Your Life" - 직역하면 [돈이나 아니면 인생이냐]이지만 한국에서는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멋드러진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라는 책에서 제시된 것입니다. 여기에서 포인트는 "완~~전 알뜰하게 Extreme savings" 모아서 "투자"하여 은퇴시기(보통 65세)보다 빨리 은퇴하는 것인데, 연간 소득의 70%를 저축하고, 이렇게 저축한 돈이 매년 벌어들이는 돈의 30배가 되었을 때(보통 백만달러, 한화로는 10억원) 일에서 손을 떼고 완전히 은퇴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만들어놓은 저축의 3~4% 정도의 소액인출금으로 생활합니다. 크게 호화스러운 생활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은 생각으로 보이지 않으시나요? 그러나 주식 시장이 폭락하는 상황, 예를 들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같은 때라거나 혹은 이자율이 곤두박질친다면, FIRE 계획은 그야말로 폭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 




호황에서 태어난 FIRE족, 2018년 최대의 경제적 호황을 누리고 꼭지점을 찍고 나서는 쭉쭉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미중 무역 마찰 등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원금 손실의 상황까지 오게 되자, FIRE 대신 DIRE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여겨지며 인기를 얻었고 세계 경제가 어려운 지금의 시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생각해봅시다, 말이 쉽지 우리도 직장인 월급으로 내내 모아도 1억을 모으기 어렵지 않나요? 미국도 마찬가지, 실질적으로 중산계층들은 은퇴 자금 계좌에 쥐꼬리만한 금액들만 모을 수 있었고, 경제가 어려워지자 조기 은퇴했던 사람들도 결국 직업을 구하기 시작했는데, 이 때문에 FIRE이 "Foolish Idealist Returns to Employer", 즉 멍청한 이상주의자들이 직장으로 복귀한다는 뜻이라고 조롱받기도 합니다.



요즘 살기도 팍팍한데... 




2. DIRE (Delay, Inherit, Retire, Expire) 

  은퇴를 미루고, 상속을 받고, 최대한 늦게 은퇴하고, 세상을 떠난다 


D(Delay 지연) - 주택대출금, 의료비, 교육비 등을 대면서 '생존'하기 위해 은퇴를 미룬다!


I(Inherit 상속) - 부모에게서 상속 받는 것만이 은퇴 자금을 모을 수 있는 기회!


R(Retire 은퇴) - 최대한 늦게 은퇴할 것! 70대, 아니 혹은 그보다 더 뒤에! 


E(Expire 하직) - 세상을 떠난다 



FIRE 지지자들은 도대체 70대가 넘어서 은퇴해서 은퇴시기를 제대로 즐기기냐 하겠냐고 조롱하기도 합니다. 여행을 가더라도, 그 무릎이 버티겠냐, 결국에는 집에서 티비만 잔뜩 보다가 생을 마감할 것이라고 합니다. 


DIRE는 경제 불황과 세계적인 위기에서 투자로 혹은 은행 이자로 은퇴 자금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보는 다소 비관적인 시선에서 출발합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말이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 가는 부분이 있고, 평균 수명이 늘어난 지금 시점에서는 최대한 오래 일을 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의 기사들의 헤드라인이네요.


"코로나가 FIRE을 꺼버릴 '소화기'로 작용(FIRE Extinguisher 불을 끄는 소화기, 전형적인 미국식 유머네요)"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이 FIRE 운동을 종식시킬 것"

"나는 일찍 은퇴했지만, 이런 경제상황에서는 완전 비추"

"FIRE 플랜이 코로나에 뒤통수 맞음"




0%의 이자율에, 주가(우리나라는 예외지만)가 폭락하고 고용이 불안정한 세계 경제 위기의 흐름 중에 코로나의 기습까지 더해져 상당히 어려운 시대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반면에 유튜브 등의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시대의 흐름을 읽은 투자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도 동시에 존재합니다.

 

평균 수명 100세의 시대에서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은 결국 짧은 부분을 차지하고는 지나갈 것입니다. 그 후에 올 나의 은퇴 계획에 대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소득, 나의 성향을 고려하면서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습니다. 


너무 비관주의에 빠지기 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집중해보고 계획을 점검해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결국 이것도 모두 지나가고 다시 호황은 찾아올테니까요. 


우리 모두를 응원하면서 이번 글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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