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언니, 뮤지컬 보러 갈래? 근데... 오늘 저녁이야." 


오늘따라 너무너무 힘든 일정에 비는 오고, 머리는 축 쳐져서 이마에 붙어서는 웨이브를 뽐내고 있고, 오랜만에 신은 구두는 발의 주리를 트는 중인데, 아는 동생이 표가 생겼다며 연락이 왔다. 내 발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무조건 콜이지, 콜! 


비명을 지르는 새끼발가락을 달래가며 신당역의 충무 아트센터로 고고! 



1. 개요

- 공연 일정 : 2019.08.07 ~ 2019.10.20
- 공연장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 러닝타임 : 155분(인터미션 15분 포함)

- 커튼콜 포함 모든 사진, 영상, 음원 촬영 및 녹취 금지

- 14세 이상 관람가



2. 줄거리 및 캐스팅

토니상과 드라마 데스크상에 빛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국내 초연! 

이지훈, 최재림, 테이, 강홍석, 가희, 박혜나, 정준하 등 캐스팅의 신선한 조합!


뮤지컬 시티오브엔젤(City of Angels) 시놉시스


오늘의 캐스팅 보드! 1940s' 스타일 느낌 물씬!





3. 위치/좌석

충무아트센터는 신당동 9번 출구에서 쭉 걸어나가면 5분도 채 되지 않아 오른쪽에 보이는 큰 건물이다. 뮤지컬을 자주 하는 곳이라 익숙하신 분도 있을 듯하다. 2층에서 티켓을 수령하면 되고, 수령 후 1층에서 오페라 글래스 대여가 가능하다. 현금 3,000원.



이번 좌석은 1층의 3열 9번이었다. 저렴한 2, 3층 중앙 좌석에 앉다가 오랜만에 앉으니 1층의 매력이 물씬 느껴진다.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보인다는 것이 장점, 몸에서 뿜어나오는 열기까지 다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인 무대 조망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인데, 올려다보는 좌석이다보니 1막이 끝날 때 쯤에는 거의 좌석에 기대앉은 자세로 관람했. 모든 선택에는 장점과 단점이 함께 하는 법이니, 장점에만 집중해봅니다.


빨간색 표시 부분, 배우들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4. 감상 

한 무대에서 '현실'과 '영화'가 번갈아 가며 나오는 속도감 있는 뮤지컬로 무대 장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영화의 특성상 거대한 조리개를 형상화하여 이용한 부분도 스톤과 스타인의 세계를 분리하면서 막과 막 사이에 관객과 무대를 분리하는 느낌이어서 재밌었다. 



음악이 정말 좋았다. 18인조 빅밴드가 사이 콜먼 표 재즈 넘버들을 쉴새없이 선보이는데, 넘버의 완성도 뿐 아니라 풍부한 소리가 귀에 와서 박힌다.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즐기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수분들보다 뮤지컬 배우 분들이 주연인 작품을 선호하는데, 이번에는 가수 테이와 애프터스쿨 출신의 가희(동기부여 짤의 주인공)이 스톤과 칼라/어로라로 분했다. 일단은 가수 테이님이 생각보다 잘생겼고(ㅋㅋ), 가희님의 보조개는 관객석에서 보일만큼 깊게 패인다는 것, 그리고 둘 다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스타인 역의 강홍석 배우의 음색도 좋고 감정선도 따라가기 좋았다. 


속도감 있는 스토리와 장면을 좋아한다면 추천!

재즈를 좋아한다면 추천! 

1940년대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추천!



5. 그 외 활동

너무나 지치고 힘들었던 날이어서 집으로 직행했다. 그래도 뮤지컬이 끝난 후, 빅밴드의 여흥이 남은 채로 귀가하는 발걸음은 매우 가벼웠다. 
역시 이래서 퇴근길에는 샛길로 새어줘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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