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자신의 흉측한 외모조차 유머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강인한 여유와
그 뒤에 숨겨진 섬세하고 약한 모습.
알고 있는 모든 언어를 뽑아내어 사랑의 고백으로 만드는 뜨거운 열정,
그러면서도 단 한 번도 자신의 서명을 할 수 없었던 괴로움.





1. 개요


- 공연일정 : 2019.08.10. ~ 2019.10.13.

- 장소 : 광림아트센터 BBCH홀

- 러닝타임 : 170분(1부: 85분, 인터미션 : 20분, 2부 : 65분)

- 8세 이상 관람가

* 주의사항 : 총과 포의 소리, 일부 큰 소리가 있으므로 임산부와 노약자 주의


시라노의 매력에 빠져 보시겠습니까.



2. 줄거리 및 캐스팅


싸움과 도전을 좋아하면서도, 문학적 재능이 넘치고 언제나 유머를 달고 사는 유쾌한 남자. 콤플렉스인 큰 코 때문에 사랑하는 록산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채, 크리스티앙과 록산의 사랑을 돕는다. 


"내 겉모습이 아닌 나의 영혼을 봐준 사람. 사랑해도 될까, 감히 내가"


오늘의 캐스팅! 조형균, 박지연, 송원근 배우.


개인적으로 조형균 배우의 이름이 확실히 각인되었던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보는 배우였는데, 연기도 노래도 캐릭터 표현도 아주 훌륭했다. 류정한 배우의 시라노가 유명하다는데 이번에는 배우이자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고 한다. 

박지연 배우도 2013년 뮤지컬 여우신인상을 받았다는데, 진부한 표현이지만 '옥구슬이 굴러가듯'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검술을 배우고 문학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전쟁터를 뚫고 가기도 하는 록산을 잘 보여줬다. 

크리스티앙 역의 송원근 배우도 목소리가 좋았고, 듬직한 미남인 것이 크리스티앙 역에 찰떡이었다. 이 정도면 이미지 캐스팅으로 보일 정도!



3. 위치/좌석


논현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은 광림교회와 붙어있는 곳이기 때문에 일요일에는 예배 때문에 12:50부터 주차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건물 7층~9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4대가 있지만 줄을 길게 서야하기 때문에 내려올 때는 계단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엘리베이터 기다리다가 8층은 프리패스하길래 4번정도 보내고 결국에는 계단으로 내려왔다. 티켓팅과 물품보관, 오페라글라스 대여가 모두 7층에서 가능하다.


1층 I열 33, 34번이었는데 잘못 표시했다. 


이번에는 1층의 우측 앞쪽이었다. 1부가 긴 편이어서 보고 나니 오른쪽 목이 뻐근하긴 했지만, 인터미션 중에 열심히 맛사지해주면 괜찮을 듯 하다. 역시나 무대에서 가깝다보니 전체보다는 배우의 표정과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는데, 시라노는 무대장치 보다 서사와에 집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앞쪽에서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4. 감상 

'무엇이든 다 데려와 세상 모든 거인들과 맞서리라'


제목을 듣자마자 들었던 의문, "2010년 개봉된 [시라노 연애 조작단]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에 대한 답은 "영화가 프랑스의 고전문학 [시라노]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그냥 시덥잖은 말장난으로 웃기려는 코믹극인가?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우스꽝스러운 코를 가진 사내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고, 배우들의 듀엣과 앙상블까지 모두 훌륭했다. 시라노와 록산을 맡은 두 배우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실력 뿐 아니라 가스콘 부대의 합창 부분도, 사랑과 전쟁, 갈등의 서사까지 가끔은 웃겼다가 울려가면서 관객들을 완벽히 끌고 갔다. 악역조차 악역이 아닌,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적이었다.


초연 후 2년만에 재연으로 돌아오면서 예산이 많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 장치를 회전식으로 하는 등 역동적으로 바꿨다는데, 무대가 도는 소음이 들리기는 했지만 조금 더 생동감을 주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나 싶다. 요즘 대세처럼 미디어 장치를 사용하여 서정적인 무대를 꾸미고자 했는데, 큰 임팩트는 없어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잡아주었던 것 같다.


아름답고 멋있었다. 슬펐다, 함께 응원했다. 시라노의 절규와도 같은 음성에는 카리스마도 어려있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앙상블 일부 부분에서 대사가 들리지 않았다는 것인데, 인터미션 때에 비슷한 의견들을 많이 들었다. BBCH홀 1층의 음향이 더 안좋다는데, 그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막이 내릴 때까지도 배우들의 감정선은 그대로 유지되었고, 끝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배우들이 등장할 때부터 시작된 기립박수는 배우들의 퇴장 후에도 잠시 유지되었다. 


추천, 왕추천! 

떼창을 좋아하는 분, 매력적인 이야기와 캐릭터를 사랑하는 분!

배우들의 가창력을 즐기시는 분!

예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싶으신 분!


예쁜 포토존


시라노의 방 옆에는 굿즈도 판매중



5. 그 외 활동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 캐릭터. 원작을 읽어보고 싶어서 [시라노]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공연에서는 삼행시로 번안되어서 유치해보였던 부분이나, 시라노의 재치있는 시와 언어가 더 살아있을 것 같아서. 초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데, 초연작품을 못봐서 아쉬움이 남는다.


아, 그런데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는 록산이 크리스티앙의 외모만을 보고 사랑에 빠진 것은 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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