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코코'를 봤다. 사실은 별로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선택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싶은 날인데, 상영 중인 영화는 대부분 봤거나, 별로 땡기지 않아서 평점을 대충 검색해보고 표를 끊었다.



미구엘은 뮤지션을 꿈꾸는 재능이 넘치는 귀여운 꼬마이다. 그러나 그의 집안에는 가수가 되기 위해 가족을 떠난 고조부(great great grand father 발음을 아주 찰지게 한다)로 고생하신 고조모의 의지로 음악의 '음'자도 꺼낼 수 없다. 디즈니의 많은 꼬마 주인공들처럼 미구엘도 꿈을 위해서라면 말썽도 마다하지 않는 녀석이라, 위대한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를 훔치다가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되고, 다음 날 정오 전에 돌아가기 위해서 돌아가신 가족을 만나 축복을 받아야 하는데... 


이 영화는 아주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한 사후세계와 작고한 유명인들을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신나는 기타 사운드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할만한 모험적인 요소나 소소한 재미도 갖추고 있다. 특히 주변에 있던 누군가를 떠난 이에게는 아주 강한 그리움을 일깨울 수 있으니, 해당한다면 티슈를 챙길 것을 추천한다.


아, 그리고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신나는 음악이 많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오면서 Remember me...를 흥얼거렸을 거라 생각한다. 이 노래는 나에게 어떤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튀김 냄새와 나물의 참기름 냄새, 그리고 향내음이 뒤엉킨 그 밤의 기억. 


제사 때면 항상 아버지는 우리를 모아두고, 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셨고, 할머니는 아주 노래를 잘 부르시는 분이셨고, 증조모는 손재주가 뛰어나셔서 마을 잔치에서면 찾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고... 하나하나 말씀해주시곤 했다. 같은 얘기지만, 매년 되풀이해서. 


이제는 십일월의 어느 밤이면 우리는 아버지를 추억한다. 그리고 4년 후 비슷한 시기에 아버지를 따라간 나이든 우리의 강아지도 함께, 사진을 보고 영상을 보고, 그리고 웃긴 에피소드들을 말하면서 울었다가 웃었다가, 늦은 밤까지 꿈꾸는 표정으로. 그냥 이 영화는 그런 우리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준다. 그런 시간이 헛되지 않고, 또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준다.  




*원곡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Bailey Perkman의 커버 버전을 공유한다.


Remember me 기억해 줘

Though I have to say goodbye 지금 떠나가지만 Remember me 기억해 줘 Don't let it make you cry 제발 혼자 울지마 For even if I'm far away, I hold you in my heart 몸은 저 멀리 있어도, 내 맘은 네 곁에 I sing a secret song to you each night we are apart 매일 밤마다 와서 조용히 노래해 줄게 Remember me 기억해 줘 Though I have to travel far 내가 어디에 있든 Remember me 기억해 줘 Each time you hear a sad guitar 슬픈 기타 소리를 들을 때마다

Know that I'm with you the only way that I can be 우린 함께한다는 걸 언제까지나 Until you're in my arms again 널 다시 안을 때까지 Remember me 기억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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