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2일차(1/25 목) : 호이안 올드타운, 투본강에서 라이브 뮤직 즐기기, 일본교 구경, 반미/모닝글로리 맛집


그랩을 불러서 올드타운으로 넘어갑니다. 사람이 움직였으면 먹어주는 것이 인지상정!


택시에서 내려서 올드타운의 오래된 가옥들을 보면서 조금 걷다가 반미집(Banh Mi Phuong)을 발견해서 옥수수 우유와 함께 사먹었어요.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있다 싶었는데, 유명한 맛집이라고 해요! 아주머니들께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반미를 만들고 있고, 앉을 자리가 많지 않아서 가게 앞에서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먹었답니다. 소스와 풍부한 재료가 어우러져서 엄청 맛있었는데요, 햄에서 베트남 특유의 향신료 향이 나고 고수가 들어있어서 취향을 탈 수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옥수수 우유는 제 입맛에는 평범했어요. 


인기 짱 맛집! Banh Mi Phuong


맛있는 반미!


화려한 사원들. 입장권이 필요해요.



올드타운에서 입장권을 사면 각종 사원과 오래된 건물 안에 들어가서 구경을 할 수 있는데, 이미 갔을 때 시간이 늦어서 입장권은 사지 않았어요. 사원 한 군데에서 매표원 아저씨가 그냥 들어가서 구경하라고 하셔서 살짝 맛만 보고 나왔는데, 화려하고 붉은 색이 많이 들어가서 중국 느낌이 많이 납니다. 


또다른 명물로 일본교(내원교, Japanese covered bridge)가 있는데, 베트남 동에 나와있는 바로 그 다리 입니다. 1590년에 일본인들이 중국 구역과 연결하기 위해 지었다고 하는데, 입장권을 사면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다리도 건널 수 있습니다. 저희는 입장권을 끊지 않아서 밖에서 바라보았는데, 어두워지니 더 예뻤습니다.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들이 많았는데, 다리 자체보다 조각배를 타고 소원등을 띄우는 모습이 어우러져서 더 흐뭇한 광경이었습니다.


넘나 아름다운 커플, 행복하시길!



화려한 올드타운의 밤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거리! 


올드타운은 밤에 정말 예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알록달록한 전통 등이 밝히는 베트남의 밤 거리, 올드타운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어둠이 내린 밤, 선선한 바람에 이게 정말 여행의 분위기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설렙니다. 사람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투본강에 다다르고, 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탄하기도 전에... 지옥의 호객행위가 시작됩니다. 



<투본강, 아름다운 강변을 지키는 무시무시한 호객꾼들>


정말 한 걸음 떼기가 무섭게 배 타라, 소원등 띄워라 난리가 납니다. 보트? 삼심만동, 오십만동 심지어 백만동! 한국식으로 발음하려고 보-트-?라고 띄워서 발음하는 호객꾼을 보니 등에 한줄기 식은땀이 흐르네요. 


나중에~라고 했더니 계속 따라다니면서, 지금? 지금? 그럽니다. 겨우 그 사람을 떼어냈더니 소원등을 띄우라고 오고, 정말 호객지옥이 따로없습니다. 열걸음에 열명의 호객꾼들을 떨쳐냈더니 조금 지쳤어요. 이 때를 노려 삼십만동 삼십만동 하면서 호객을 하던 아주머니가 손목을 잡고 배쪽으로 끌고 갑니다. 이미 저희 옆에는 한국인 가족 관광객들이 삼십만동에 딜을 하고 다른 뱃사공과 배로 가고 있습니다. 손을 떨쳐내면서 노!라고 말했지만, "보는 건 돈 안 들어!"하면서 우악스럽게 끌고 갑니다. 


그 아주머니 제가 십만동에 소원등 2개 포함 안하면 안탄다고 하니까 15만동에 30분, 소원등 2개하자고 하면서 일단 구명조끼부터 입힙니다. 이미 호객행위에 지쳐서 오만동 차이인데 뭐, 하고 탑승했습니다. 투본강,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강 양 옆으로 라이브 바들이 있고, 그 중간을 화려한 다리가 가르고, 사람들이 띄운 소원등에 시원한 바람까지, 정말 힐링이 되는 순간이 될 뻔 했죠. 


그런데 강 중간에서 그 아주머니 돌변합니다. 갑자기 삼십만동? 이럽니다. 아니라고 단호하게 얘기하니, 몇 번 더 얘기하다가 안 되겠는지 소원등 띄우라고 주면서 이럽니다. 오케이 이것까지 해서 삼십만동. 슬슬 화가 납니다. 말 바꾸지 말라고 하면서 돈 추가하면 안할 거라고 하니 그냥 불 붙여서 줍니다. 그래도 이까지 왔는데, 좀 즐겨야지 싶어서 애써 무시하며 경치를 즐기려고 하는데, 말합니다. 


"지금 돈 줘." 


강 한가운데에서, 게다가 십분밖에 안 지났어요. 그 중 9분은 돈 더 받으려고 계속 이상한 소리하고 있었구요.

"뭍에 가지않으면 돈을 주지 않겠다. 말 바꾸지 마라." 

라고 하니, 원래 15분이었다면서 배를 돌립니다. 하하 노어이~

 

다른 걸 다 떠나서, 정말 멋진 순간이 될 수 있었는데 타인이 망쳐버렸다는 게 너무 속상했어요. 배에서 내리고 나서도 화가 났어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해꼬지를 할 수도, 분풀이를 할 수도 없잖아요. 우선 다리를 건너서 라이브 바 앞의 강변에 앉았습니다. 여기에도 계속해서 호객꾼들이 돌아다니지만, 훨씬 한적하고, 무엇보다 부르는 가격이 10~15만동이예요. 헛웃음이 나왔죠. 


멍하게 앉아서 강물을 바라보면서 음악을 듣다보니, 기분이 조금 풀리더라구요. 그제서야 동행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아주머니 욕 한 번 시원하게 해주고, 툴툴 털어버렸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아주머니 사진을 올리면서 이 사람 피하라고 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여행중의 일인데 웃어넘겨버려야죠. 


☆팁

투본강 나룻배, 20~30분 + 소원등 2개 해서 적정가격은 10만동입니다. 꼭 기억하세요.

 

배를 안타실 거면 안 탈거라고, 혹은 탔다고 하고 과감하게 다리를 건너버리세요. 배를 탈거라도 입구에서는 왠만하면 흥정하지 마시고 건너가서 조금 한적한 곳에서 배를 고르세요. 그리고 강변에 앉아있을 때, 호객꾼 때문에 기분을 망치지 마세요. 그냥 무시하거나 이미 탔어~하고 웃으면서 대답봇이 되주시면 됩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당황하면 어버버하게 되는데요, 싫다는데 손잡고 끌고 가고, 이런 사람은 절대 못 믿을 사람이니 단호하게 거절하고 가버리세요. 아마 그 사람이 이 사람일 겁니다. 


여러분의 쾌적한 여행을 바랍니다.



화려한 다리



#라이브 음악#투본강#산들바람#완벽할 뻔 했던 저녁.


소원등에 소원을 정성껏 담아봅니다. 




올드타운의 작은 가게들과 밤거리를 구경하다보니 배가 고픕니다. '모닝글로리'라는 식당에 가서 모닝글로리와 분짜, 짜조(스프링롤) 그리고 기분전환을 도와줄 맥주를 시킵니다. 역시 먹고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요. 



밥도둑 모닝글로리!


바삭바삭 짜조! 스프링롤이지요!


분짜! 



치얼쓰!


라루(Larue) 맥주병을 부딪히면서, 둘째날을 마무리합니다. 내일은 바나힐에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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