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도자기 도자기
호연(강호연) | 애니북스 | 200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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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상상과 손발의 수고로움이 혼인하면 이런 만화를 낳는가보지요. 두 분의 결합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호연
페이지 : 책날개


마음을 담은 그릇 - 도자기


 나는 만화를 좋아한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성장하면서 웹 상에서 연재를 하는 웹툰들이 등장을 했다. 공짜로 재밌는 만화를 볼 수 있다니! 신세계가 열렸다. 하루에 여러 사이트를 넘나들며 열 편도 넘는 웹툰을 본다. 정말 괜찮은 작품들은 몇 번이나 정주행을 하고도 단행본을 사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호연 작가의 [도자기]이다.


 고고학과 출신 작가답게 우리나라의 도자기들을 보고 떠올린 재미있는 상상들과 기본 상식들을 귀여운 그림체를 곁들여 보여준다. 기발한 상상력에 끄덕거리고 귀여운 에피소드들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는 책이다. 읽다보면 정말로 그 옛날 도공들이 이런 장면을 보고 영감을 받아 후세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만들지 않았을까,라고 설득당하게 되는 일도 있다. 엄마께 보여드렸더니 "엉뚱한게 꼭 니같다."며 아버지와 함께 읽으셨다. 초등학생이던 막내 동생도 눈을 빛내며 읽었고, 책 알러지가 있는 큰 동생까지 읽어, 삼국지 이후 우리 가족 모두가 읽은 책이 되었다.


 책을 사기 전에 여러 리뷰들을 읽어보았었는데, 도자기의 역사와 유래에 대해 설명하는 교육만화인 줄 알았다가 실망하신 학부모님들도 계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책의 교육 효과는 아이가 "모 세기 후반 경, 모모 년에 도공들 사이에 이러한 유행이 돌았고, 이는 어느 곳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라고 전문 지식을 읊게 하는 것이 아니다. 


 몇 일 전, 이제는 고등학생이 된 막내 동생이 수학여행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오더니 나에게 자랑을 했다. 

"언니 나 봤다?"

"뭘?"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그, 왜 있잖아. 그 자리가 퍽 맘에 들어서 아직까지 앉아 있는 사자." 


- 청자 사자 장식 향로, 고려 12세기, 국보 60호


 보통 아이들이면 에버랜드나 가지 무슨 국립박물관이야, 하면서 그냥 주욱 훑어보고 나갔을 것을 작품들을 눈여겨 보고 이건 이런 생각으로 만들었고 이런 의미인 것 같애,라고 상상하게 하는 것이다. 박물관에 갔을 때에도 도자 전시만 있으면 아주 신이 난다. "이건 백자에 파란색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으니 청화 백자로군!" 책에서 배운대로 보이는 대로 도자기 이름 맞추기 놀이도 하고 설명에 적힌 입술이 어느 부분을 가리키는 건지 억지로 배우지 않아도 알게 되고 아는 것만큼 더 보게 된다. 


 친한 꼬마 동생들에게 선물하고 싶고, 가족끼리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은 당신은 또 어떤 상상을 하게 될까.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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