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티나 실리그(Tina Seelig), 이수경 | 엘도라도 | 20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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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2010년 7월 31일에 이 책을 샀던 날은 꽤나 우울했던 것 같다. 책 첫 장에는 조금 더 참고 현명한 행동을 하기를 다짐하는 글귀가 내 필체로 적혀있었다. 제목과 파란 하늘이 그려진 표지가 마음에 들어 골랐던 책이다.


 '스탠퍼드대 미래인생 보고서'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5달러 프로젝트에 얽힌 일화로 시작된다. 작가인 티나 실리그는 스탠퍼드대 강의 중에 5달러로 2시간 안에 돈을 벌어오라는 과제를 낸다. 당신이라면 어떤 방법을 먼저 떠올렸을까?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판다거나 구두를 닦아준다거나... 보통 문제에 있는 '5달러'를 투자하여 그것으로 돈을 불리려고 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실제로 준비물을 구입하여 실행에 옮긴 팀들도 어느 정도 돈을 벌었다. 그러나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5달러'의 종잣돈을 써야한다는 틀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돈을 번다는 생각으로 확장한 팀이었다. 그 중에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 레스토랑에 자리를 예약해두고 급한 사람들에게 팔았다. 돈을 전혀 쓰지 않고도 훨씬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5달러'의 틀에서 벗어나니 훨씬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고 수익성도 훨씬 좋았던 것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틀에 박힌 사고를 하고 있다. 얼마 전 MBC 스페셜에서 지리산 학교에 간 안철수가 냈던 간단한 퀴즈가 떠오른다. 아래에 그려진 9개의 점을 연필을 떼지 않고 4개의 직선을 그려서 연결하라는 것이다. 

 


 정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면 푸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우리의 창의성을 억압하는 틀을 깨부수고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방법과 일화들을 소개한다. 최악의 아이디어, 최고의 아이디어를 팀별로 작성하여 다른 팀과 바꾸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이러한 과정에서 접착력이 떨어지는 풀이라는 실패작을 포스트 잇이라는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바꿀 수 있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력서에 화려한 경험담과 능력을 어필한다는 통념을 깨고 자체적으로 실패자 이력서를 작성해볼 수도 있다. 실패하면 끝이라는 통념이 통하지 않는 실리콘밸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무릅쓰고 도전하여 큰 성공을 이룬다. 


 

"뉴요커들은 죄수이자 교도관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 자신이 만든 감옥을 벗어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그것이 감옥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우리는 항상 스스로 감옥을 만든다. 우리 스스로 만든 규칙이 우리를 특정한 역할에 가두고 수많은 다른 가능성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페이지 : p59

  그는 자기 사업을 시작할 때 '사장'이라는 직함이 찍힌 명함을 만들었다. 오랫동안 회사원 생활을 했던 그의 아버지는 그렇게 자신을 지칭해도 되느냐며 못마땅해하셨다. 이 또한 생각의 감옥이다. 너는 너무 어려서 안돼, 가난해서 안돼, 아직 때가 되지 않았어... 그런 식으로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무조건 자신을 높이고 과신하라는 말이 아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스스로 나서서 리더 역할을 맡고, 그를 이루기 위해 열정을 다해 노력하라. 자신이 가진 경험에서 그에 도움이 되는 능력을 찾아 활용할 수 있다. 항상 움직임을 주도하는 사람이 되어 열정과 노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 진정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되는 것이다. 실패하면 또 어떤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경험은 지지부진한 성공보다 더 많은 것을 남길 것이다.


 이 부분에서 공감을 많이 했는데, 특히 겸손이 미덕인 한국 사회에서는 하고자 하는 일이 있더라도 누군가 다가와서 부탁하기를 기다렸다가 못 이기는 척 하곤 한다. 반장이나 사장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추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 않은가? 이렇게 머뭇거리고 망설이다가 놓치는 기회가 정말 많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주 유익한 한 편의 강연을 들은 느낌이었다. 세 시간 동안 하는 연강이지만 하나도 지루하지 않은 그런 초청 강연 말이다. 사람들과 부대끼다보니 많은 것을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의지하고 나도 모르게 만든 틀 안에 맞추어 결정하면서도 그렇게 해왔으니까 옳다고만 생각했다. 알고보니 내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감옥이었던 것도 몰랐던 것이다. 이제는 이를 자각했으니 조금씩 의식적으로 뚫고 나가야겠다. 생각이 조금더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내 자신의 가능성이 날개를 펼 수 있도록.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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