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아쉬탕가를 배워보고 싶어서 갔던 요가 학원, 취업을 위해서가 아닌 제대로 배워서 부상없이 수련하기 위한 마음으로 찾았던 삼개월 전의 그 날. 


덜컥 지도자 과정을 등록하고 첫 일주일 수련은 정말 울고 싶을 정도였다. 모든 자세, 호흡과 함께 물 흐르듯 진행되는 빈야사 모든 것이 힘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플랭크 자세에서 그대로 팔을 몸에 붙인 채로 천천히 내려가는 차투랑가는 난관이었다. 복부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푹,하고 주저앉기 일쑤, "어깨 아래 손목"이라는 위치를 가늠잡는 것도 한참이 걸렸다. 그나마 맞췄더니 메뚜기 마냥 팔이 옆으로 자꾸 벌어지고, 잘못된 자세로 수련하다보니 어깨에 통증이 왔다. 포기하고 싶었고, 이게 나랑은 안 맞는 운동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원장님, 제가 정말 아쉬탕가를 할 수 있을까요...?"

"게으르지만 않다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꾸준히 수련을 나와보세요. 통증은 바른 자세로 수련하면 사라집니다."



그리고 어제, 3개월이 지나 자격증 과정을 모두 마치고 산스크리트어와 영어, 한국어가 오묘하게 섞인 멘트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테스트를 받고 당당하게 수료증을 받았다.


그 동안 결석한 날짜는 손에 꼽을 정도, 가끔은 아침 저녁으로 나가 수련을 했다. 이제 아쉬탕가 걸음마를 뗀 입문자로서 매일매일 내 몸은 숙제를 던져댄다. 삼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몸 전체의 균형과 근력, 코어의 힘이 많이 늘었고, 생활처럼 있던 통증이 없어졌고, 딱딱하다 못해 갈라지던 뒷꿈치가 아기 발처럼 보들보들해졌다. 온 몸의 순환이 잘된 덕인가 한다.


원장님의 영업(?)에 힘입어 매주 토요일에는 중급 과정(Intermediate) 수련을 시작했는데, 거꾸로 서고, 목뒤에 다리를 올리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기인 같은 자세들이 포함되어 있다. 자세를 취할 때마다 내 몸이 도통 말을 들어주지 않지만, 또 한 걸음 나아갈 어려운 도전이 있다는 미묘한 즐거움이 있다. 이렇게 요가에 중독되어 가나보다.





오늘은 처음으로 집에서 마이솔(내 호흡에 맞춰 하는 개인 수련)을 했는데, 요가원에서 하던 것보다 동작들이 훨씬 더 힘들게 느껴졌다. 다 함께 하는 에너지가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이끌어내줬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급하게 마무리하고, 저녁 수업을 들으러 간다.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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