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이슈에서 시작하라 이슈에서 시작하라
아타카 가즈토, 곽지현 | 에이지21 | 201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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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아웃풋을 창출하는 프로 사고술 [이슈에서 시작하라]

아타카 가즈토, 에이지21


 '프로젝트'. 현재 비즈니스나 연구 진행 방식에서의 키워드는 프로젝트일 것이다. 대학생들은 다양한 주제로 팀 프로젝트를 하고, 직장인들은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연구원이나 교수들의 연구 주제 선정부터 논문을 학계에 발표하는 것까지 모든 것이 프로젝트다. 각자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누구보다 더 빠르게, 더 가치있는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서 찾아낸 방법인 것이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클릭만 하면 각종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정보의 비대칭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으니 양질의 아웃풋이 더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정말 그러한가. 가치있는 결과가 나올 때도 있지만 처음의 구상과는 달리 무의미한 종이 더미만 남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나의 성실성을 봐줄 거야, 내가 이 프로젝트에 들인 공이 얼만데! 밤샘을 몇 번이나 했는데! 라고 소리없이 외쳐도 사실은 이 결과에 따라 많은 것이 좌우된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다. 분명 같은 조건에서 시작했는데, 의미있는 결과를 얻어 주목을 받는 저 사람과 변두리만 치다가 끝나는 나의 차이는 뭘까.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이다. '가치 있는 아웃풋을 창출하는 프로 사고술'이라는 부제에 이끌리기도 했지만 절실한 마음도 있었다. 도대체가 프로젝트 시작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이슈를 정하라는데 뭐가 중요한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어쩌다 와닿는 게 있다고 해도 일이 진행될 수록 의구심이 생기는 거다. 결국에는 수집한 자료 중에 내 마음에 드는 것만 우겨넣어서 겨우 결과물을 만든다. 수준은 불보듯 뻔하다. 


 저자인 아타카 가즈토는 그 차이는 이슈를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난다고 얘기한다.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 급급해서 이 주제가 정말로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꼼꼼히 생각해보지도 않고 진행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진행 단계를 거친다.


월-해결 방법을 모른 채 쩔쩔맨다

화-여전히 쩔쩔맨다

수-일단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자료를 긁어 모은다

목-계속해서 긁어 모은다

금-산처럼 쌓인 자료에 파묻혀 또다시 쩔쩔맨다


 이게 바로 내 얘기다! 라고 느꼈다고 해도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 검색 포털에서 '프로젝트'라고 검색을 해봤더니 많은 관련글들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글자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ㅠㅠ'였다. 대부분이 프로젝트를 할 때 울고 싶은 심정이며 이를 어려워한다는 말이다. 여기에 세계 제일의 컨설팅 회사 맥킨지 출신으로 신입사원 교육과 뇌과학 연구에도 일가견이 있는 저자가 이슈를 다루는 법부터 프레젠테이션 준비까지 단계별로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준다. 글로 설명을 한 후에 단순한 도식으로 이해를 돕고, 실례까지 들어주니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이 책을 펼칠 것을 추천한다.


 프로젝트는 이슈에서 시작한다. 보통 '이런 느낌의 사항을 결정해야겠지'하고 주제를 정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도로는 매우 부족하다. 자료를 수집하고 진행하는 도중에 자신도 뭘하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가 되어버린다. 구체적으로 선정한다고 해도 처음부터 가치없는 이슈라면 시간 낭비하는 것일 뿐이다. 이슈를 선정할 때에는 ①본질적인 선택지가 있고(답이 나오면 그 이후의 방향성에 큰 영향), ②깊은 가설이 있고(새로운 구조로 세상을 설명), ③답을 구할 수 있는 주제(현재 자신의 기술이나 상황해서 답을 구할 수 있는지)를 찾은 후, WHERE(지향점), WHAT(할 것, 피할 것), HOW(진행 및 실행 법)의 내용을 담아 주어와 동사가 있는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바로 지금, 정말로 답을 구해야 하며 답을 구할 수 있는 이슈'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슈를 찾을 수 없는 등 어려움이 생겼을 때의 대처법도 제시되어 있다. 변수를 줄이거나 So What?을 반복하는 등 실효성이 검증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이슈를 정했다면 스토리 라인을 구상한다. 이는 목적과 검토 범위를 정하여 쉽게 일을 분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지도를 만드는 것이며, 이는 최종 정리를 위한 가이드의 역할도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내용을 그림 콘티로 나타내는 단계를 거치는데, 미리 정해진 포맷을 따라 진행하면 편하다.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여 사용한다. 특히 자료를 분석할 때 기준 '축'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의미를 더 잘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웃풋 다루기에서는 우리가 '한정된 시간에 얼마나 가치있는 아웃풋을 효율적으로 창출할 것인가 하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침착하게 진행해야 한다. 잠정적 정답에 집착하게 되면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을 보게 되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 진행 중에 만나기 쉬운 두 가지 트러블(원하는 자료가 없다! 나의 능력의 한계다!)을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원칙에 따라 잘 헤쳐나가고, 여러 번의 착수하여 완성도를 높여가는 방법으로 정체 구간을 유유히 빠져나가면 드디어 가치있는 결과물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단계는 잘 다듬은 재료로 만든 요리들을 먹음직하게 상에 놓는 작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혹시나 잘못 놓인 것은 없는지, 먹기 불편한 것은 없는지 재차 확인하여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프레젠테이션에 대비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 충고가 기억에 남았다. 


"청중은 무지하다. 그러나 그들은 반드시 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믿어야 한다." 


 나는 잘했는데 청중이 이해를 못한다고 불평하는 것은 아마추어의 자세이다. 이 부분에서 자르고 더하고 잘 다듬어서 가치있는 아웃풋을 잘 전달하는 것도 프로의 역량인 것이다. 드디어 모든 단계가 끝났다. 책을 다 읽을 즈음에는 가치있는 아웃풋을 창출하는 프로 사고가가 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전문가의 세계에서 노력은 전혀 평가받지 못한다. 정성 들여 일을 할 경우 사람들이 다소의 감명은 받겠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고 나서의 일이다.
페이지 : 217


 처음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꼼꼼히 읽다가, 중간부터는 그냥 몰입해서 읽었다. 정말 한 장 한 장 버릴 부분이 하나도 없는 알짜배기 책이었다. 특별히 내 고민을 해소해 준 부분은 소리내어 읽기도 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전에도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몽땅 다 옮겨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소설책처럼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일본 아마존 경영 부문에서 오랫동안 베스트 셀러의 자리를 차지했다는데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내게 남은 과제는 저자가 강조했듯이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예전에 MS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전세계 딱 32명에만 부여한다는 MVP 인증을 받은 사람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적은 수백장의 포스트잇을 몇 백번이고 바꾸어 붙여보는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훈련을 해왔기에 이제는 컨텐츠의 흐름이 바로 눈에 보여 짧은 시간 내에도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아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진정 가치있는 아웃풋을 만드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꾸준히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마다 이 책을 교과서처럼 끼고 읽을 것이다.


 오늘부터 나는, 이슈에서 시작한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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