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슨씨, 나가서 뛰어 놀자!

줄임말 다들 좋아하시나요? 


저는 예전에 해외 바이어를 발굴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었는데, 직장에 다니며 가장 많이 썼던 줄임말은 FYI (For your information 참고로)였어요. 물론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 무역 협정)도 많이 썼구요!



아주 뜬금없이 생각나는 저의 실수 이야기. 


해외의 바이어들과 일하는 사람이라면 'Follow up'이라는 용어가 아주 친숙할텐데요, "I will follow up 제가 후속조치하겠습니다. or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정도의 뉘앙스인 말인데 정말 많이 쓴답니다. 


예시 1) 팀내 미팅을 하고 나서 "이 부분은 이 차장이 팔로업하도록 하지."라고 하면 이 차장님은 미팅록을 쓰든, 아니면 세부 업무를 진행하든 그 미팅의 결과를 직접 실행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예시 2) 바이어에게서 클레임 노트를 받았는데, 우리 부장님이 "이 건은 알리슨이 팔로업할거야."라고 바이어에게 답장을 한다면, 저는 클레임 노트를 받아서 정독하고, 공장과 연락을 하고, 리포트를 받아서 고객에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하는 등 '팔로업'을 할 거예요. 


예시 3) 전시회에 나가서 바이어와 미팅을 했어요. 고객이 "너희 제품 아주 마음에 든다. 카탈로그와 샘플을 줄 수 있겠니?"라고 했는데 현장에서 줄 수 없는 상황이면, "내가 한국 가서 팔로업할게."라고 하면 되겠죠. 한국에 와서 감사 편지와 함께 요청 받은 물품을 발송하는 겁니다. 



사람이 참, 많이 쓰는 말이면 엄청 줄여서 쓰고 싶잖아요. 우리 부장님이 갑자기 메일에 알리슨이 F-up(혹은 F/up)할거야,라고 쓰시기 시작했어요. 그 후에 전 부서에서 줄임말이 유행했죠. 저도 따라쓰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어느 날, 다른 지사에 있는 미국인 교포 직원이 조심스럽게 메일을 보내왔어요. 


"네가 follow up이라는 뜻으로 쓰는 것 같긴한데, 여기서 보기에는 약간, F욕으로 먼저 읽히거든. 전부터 보여서 고민했는데, 말해줘야 할 것 같았어."


졸지에 저는 욕쟁이가 되어 있었던거죠! 검색을 해보니 통상적으로 많이들 쓰고 있는 것 같고, 또 그 뜻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Urban dictionary에 보면 1번 뜻이 F 들어가는 욕이고, 2번 뜻이 Follow up이라고 되어있긴 한데,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보려면 Google에 검색으로 간단하게 알 수 있습니다. 



1. F/up 검색 결과에 뜨는 이미지




2. F-up 검색 결과에 뜨는 이미지




3. Follow up 검색 결과 이미지




차이가 한 눈에 보이시나요? 


저 일이 있은 후부터 저는 기를 쓰고 Follow up이라고 쓰기로 했습니다. 

아, 물론 일을 할 때는 F-up하고 싶은 심정이 더 많았지만요 ;p


다음에 또 뜬금없이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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